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유시민,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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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ELLO 댓글 0건 조회 42회 작성일 25-11-07 18:22본문
나도 비아그라 판매 전형적인 문과형 인간이라
학창 시절 과학, 수학은 관심도 없었고
잘 하지도 못했다. 나에겐 세상 제일 재미없고
따분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과목들이었다.
지금도 비행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레
기본적인 물리학, 지구과학을 공부하게 됐지만
어디까지나 비행에 필요한 정도로만 공부한
기본 중에서도 기본적인 것들 뿐이라
과학엔 정말 무지하다고 봐도 과장이 아니다.
하지만 과학 공부는 꼭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과학의 발전이 아니었다면 지금 이 시대,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여행가는 것이 가능했을까?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과학이라는 것이 없었더라면
우린 아직도 사람을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등의
문명적이지 못한, 미개한 생활을 계속하지 않았을까.
인문학이 진짜 위기에 빠지는 경우는 단 하나뿐이다.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때다.
나는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가 아닌지 의심한다.
이 말을 하고 싶어서 굳이 과학 공부와 직접 관련이
없는 인문학 위기론을 꺼냈다. 나는 인문학자가
과학을 공부하지 않고 과학자들이 찾아낸 사실을
활용하지 않는 데서 인문학의 위기가 싹텄다고 본다.
운명적 문과로서 비아그라 판매 인문학 책만 읽으며 살았던 내가
요즘은 인문학 책이 재미없다. 강렬한 지적 자극을
받는 경우가 드물다. 무엇인가를 새로 아는 즐거움을
주거나 오래된 생각을 교정하도록 격려한 것은
과학 책이었다. 설마 나만 그랬겠는가. (27)
공부에는 너무 늦은 법이 없다는 말,
수학에는 통하지 않는다. 두뇌가 원활하게
돌아가던 젊은 시절에도 되지 않았던 수학 공부가
노년에 접어드는 지금 될 리 없다. 그런 나를
세이건 선생과 도킨스 선생이 격려해 주었다.
'수학을 몰라도 돼. 내가 인간의 언어로 말해 줄게.'
나는 그들의 말을 일부 알아들었다. 용기를
북돋워 주는 문장도 만났다. "과학은 단순히 사실의
집합이 아니다. 과학은 마음의 상태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며 본질을 드러내지 않는 실체를
마주하는 방법이다." 문과라도, 나이를 먹었어도,
과학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31)
현대 신학을 인문학으로 인정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논쟁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유럽 중세 신학을
인문학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하다. 유럽 중세
신학은 성서 문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학문 비아그라 판매 연구를
탄압하고 사람을 불태워 죽인 행위를 정당화했다.
그런 이념 체계를 인문학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 (39)
모든 면에서 오늘의 나는 10년 전과 다르다.
한달 전과도 같지 않다. 어제의 나와 같은지도
의문이다. 그런데도 나는 언제나 나를 나로 여긴다.
남도 나를 변함없이 나로 대한다. 의사는 예전
진료 기록을 보면서 오늘의 나를 진단하고, 국세청은
지난해 소득에 대한 세금 고지서를 올해의 나한테
보낸다. 법률적, 생물학적으로는 내가 나라는 사실은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다. 손가락 지문은 흐려졌지만
형태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행정안전부 데이터베이스에
지문 정보가 들어 있다. 유전자 염기 서열을 분석해
동일인임을 증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철학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나를 나로 인식하고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철학적 자아'는 달라졌고
더 달라질 것이다. 내 철학적 자아를 어떻게 특정할 것인가.
어느 시점의 내가 다른 시점의 나와 다르다면 어느 것이
나인가? 오직 현재 시점의 자아만 의미가 있다면 과거에
내가 한 일을 이유로 지금의 비아그라 판매 나를 비판하거나 칭창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 아닌가.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내가
누구라고 말하는 게 가능하기나 한가? (45)
'나는 나를 알아!' 흔히 하는 착각이다. 나도 한때는
착각했다. 나는 조용한 방에서 혼자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한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불편하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행복하다. 내게 잘해주는 사람도
좋지만 누구에게나 친절한 사람이 더 좋다. 부자한테
세금을 거두어 가난한 시민을 돕는 데 찬성한다.
화력발전과 핵발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는 데 필요하다면 전기 요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려고 배달 음식 주문을 삼간다.
외모를 꾸미는 데 돈쓰기를 주저한다. 기도를 들어주는
신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후 세계, 지옥과 천국, 윤회,
육체와 분리된 영혼, 구원, 영생 같은 것을 믿지 않는다.
지성을 뽐내는 사람은 부러워하지만 돈과 권력을 자랑하는
사람은 경멸한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나는 안다.
그러면 나를 아는 것인가?
아니다. 그리 쉽다면 비아그라 판매 아폴론 신전에 써 놓았겠는가.
소크라테스라는 이름과 함께 수천 넌 전해졌겠는다.
나를 온전히 알려면 인간의 본성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내가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우리가 발 딛고
선 물질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우주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가?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입자가 어떻게 생명과 의식을
만들어내는가? 나는 왜 존재하는가? 왜 이런 방식으로
사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이런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를 안다'고 할 수 있다. (46)
화학자들은 화학의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인터넷 서점에서 과학 책을 검색해 보면
뇌과학, 생물학, 물리학에 비해 화학 책은 수가 적고
판매실적도 빈약하다. 교양서를 쓸 시간이 없고,
또 굳이 그래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 그런 듯하다.
아는 사람은 안다. 화학이 '돈 되는 과학'이란 걸.
호학의 이미지가 나빠도 사람들은 '화학제품'에
아낌없이 돈을 쓴다. 화학기업들은 화학자에게 넉넉한
연구비를 제공한다. 화학자는 다른 분야 과학자처럼
정부 재정지원에 비아그라 판매 의존하지 않는다. 대중이 관심없어도,
화학의 이미지가 나빠도, 화학자가 사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166)
필수 생활용품 몇 가지만 보면 무슨 말인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립스틱, 주름방지화장품, 자외선차단제,
미백크림, 오메가 3, 비타민 C, 비아그라, 살균제, 소독약,
항생제, 백신, 항우울제, 일회용기저귀, 껌, 아스팔트,
시멘트, 젖병이 다 화학제품이다. 막걸리, 맥주, 포도주를
포함해 발효 과정을 거려 만드는 알코올 함유 음료도 모두
화학의 세계에 속한다. 여기에 농축산물 생산과 유통에
쓰는 비료, 농약, 포장재와 건축용 시멘트, 페인트, 내장재를
더해보라. 현대인의 삶은 화학에서 시작해 화학으로
끝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도 대중은 화학을 악당으로 여긴다. 화학은 억울하다.
물질을 이리저리 바꾸는 게 신기해서 화학교양서 몇 권을
뒤적인 끝에 내린 결론이다. 알고 보니 화학은 재미없는
과학이 아니었다. 적어도 내게는, 물리학보다는 쉽고 재미
있었다. 화학은 생명을 해치는 사악한 마법이 아니다. 좋지
않은 물질을 만들어 잘못 사용한 책임은 화학이 아니라
사람한테 있다. (168)
기차 비아그라 판매 경적은 일정한 높이로 소리를 낸다. 그렇지만
기찻길 옆 오막살이에서 들으면 기차가 다가올 때는
소리가 높고 지나가고 나면 낮아진다. 소리는 공기
밀도가 바뀌면서 만들어내는 파동 현상이다. 음파는
파장(마루와 다음 마루 사이의 간격)이 짧을수록
높게 들리고 파장이 길수록 낮게 들린다. 기차 경적이
일정한 음파를 내는데도 다르게 들리는 것은 기차가
다가올 때는 파장이 짧아지고 멀어질 때는 길어지기
때문이다. 경적의 높낮이 차이를 알면 기차의 속도를
계산해낼 수 있다.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도플러
(Christian Doppler 1803~1853)가 이 현상을
발견했다.
이것이 우주의 운명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빛도
파동이기 때문에 도플러 효과가 나타난다. 같은 빛도
다가올 때는 파장이 짧아지고 멀어질 때는 파장이
길어진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가 노란색 빛을
방출한다고 하자. 그 빛이 관측자에게 접근할 때는
파장아 짧아져 파란색 쪽으로 이동하고 멀어지는
경우에는 빨간색 쪽으로 이동한다. 이것을 각각
청색이동과 적색이동이라고 한다. 빛의 도플러 효과다. (254)
수학의 역사를 잘 모르지만 한 가지는 자신 있게
말할 비아그라 판매 수 있다. 수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수학자 중에
'노력형'은 없었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수학 천재는
천재로 태어난 사람들이었다. 재능을 타고나지 않은
사람은 노력할 수도 없는 학문이 수학이다. 수학 천재는
'발명왕'과 달리 '99퍼센트의 노력'으로 만들 수 없다.
수학 역사의 최고 천재로 널리 인정하는 가우스Carl Gauss
(1777-1855)는 그야말로 하늘에서 떨어졌거나
땅에서 솟아난 듯한 사람이었다. (279)
과학을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고 느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언지 짚어 보았다. 인문학의 가치와
한계를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본문에서 누차 말했지만
과학에는 옳은 견해와 틀린 견해, 옳은지 틀린지 아직
모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인문학에는 그럴법한 이야기와
그럴듯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인문학 이론은
진리인지 오류인지 객관적으로 판정할 수 없다. 그게
인문학의 가치이고 한계다. 한계를 넓히려면 과학의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고, 가치를 키우려면 사실의 토대
위에서 과학이 대답하지 못하는 질문에 대해 더 그럴법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우리 자신을 이해하려면
과학과 비아그라 판매 인문학을 다 공부해야 한다. (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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